위로
말하지 말 걸
네 아픔을 안다고
어찌 속 빈 대처럼 허황한 말로 위로하러 들었던가
뼈마디 자근자근 방망이질하고
육신이 허물어지는
이 고통을…
차라리 아무 말 말고 손이나 따스이 잡아줄 걸
아는 척하지 말 걸
사람살이가 다 그렇지
겨울 지나면 봄이 오지 않겠느냐고
대숲 훑고 가는 바람처럼 어찌 그리 허술히 대했던가
비접도 제 살에 박히면 창살이 되고
영원히 얼음동굴에 박혀
헤어나오지 못하는 이도 있는 것을
차라리 모르는 척 등이나 도닥여 줄 걸
서투른 말과
초탈한 체 늘어놓은
설익은 훈계 대신
애 없는 나무 되어 등걸이나 내어 줄 걸
말 없는 바위 되어 바람이나 막아 줄 걸
<시작 메모>
그 날 그 자리에 서서 모진 바람을 맞아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.
그 동안 아픈 벗들에게 던진 “다 안다. 인생이 그런 거지 뭐.”등의 어줍잖은 위로의 무게 없음을 깨닫는다. 비탈에 서서 비바람을 맞는 오늘에야 비로소… 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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